소소한 삶의 이야기

길지도 않은 인생길 한 모퉁이에서...

법등5 2025. 5. 11. 20:32

 

 

수많은 세월을 지나도

지워지지 않은 빛바랜 어두운 기억들...

뒤로하고

무거운 인고 삶을 걸망에 가득 담아

뚜벅뚜벅 산길을 오른다

 

바람 같은 인생길

지워질까 하는 망념으로

성글고 덜 익은 추억들

묶어서

걸음걸음마다 내려놓지만

 

새롭게 다가오는 빛바랜 경계들이

새로운 인연 되어

빗 받으러 찾아오는 사연들이시여!

무심으로 다 주고 더 주고 베풀어도

끊임없이 다가오는

경계 앞에서 무너지는 파초 같은

몸덩어리

 

그러나

하염없이 찾아온다 해도

지나쳐온 산준령 영봉들을 뒤돌아보니

우두커니 장승처럼 바라보건만

무뎌진 몸으로

다시 더 주고 더 주려고

준비해 둔다

 

길지도 않은 인생길

스치는 인연이 아니길 무념으로 바라고

매서운 바람이 산들성이 넘어

폭풍처럼 휘몰아쳐

거세게 다가와도

헤안의 눈으로

 

길지도 길지도 않은 인생

한순간 긴 듯 짧았던

지고한 생의 한 모퉁이에서

미련 없이 남김없이

부단히 걸어서

길 없는 길 위에 다 버리고

살다가 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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