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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곳간

남과 나눌 줄 아는 복을 실천해야...!

신년 법문

분명하게 보는 안목이 열리면 전체를 보는 지혜가 생깁니다.

부분적인 것은 누구나 다 알고 내세우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구는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거대한 우주의 일부분이며 또한 우주와 연결돼 있습니다.

그러니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면 이것이 있다는 말씀, 이것이 진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진리를 배워도 나 혼자 잘 살길 바랍니다. 나만 잘되길 바랍니다.

우리만 잘되길 바랍니다. 왜 그렇습니까?

나는 다른 사람과 세상과 우주와 인드라망으로 연결돼 있어서 혼자서 살 수 없습니다. 

우리가 똑똑한 것 같아도 물과 공기가 없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가본 적은 없지만, 경주에는 최부자댁이 있다고 합니다.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집은 몇 백 년 동안 엄청난 부를 유지했습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여섯 가지 가르침을 실천했기 때문입니다.

첫째가 자처초연(自處超然), 항상 스스로 수행하며 초연하게 지내라는 말입니다.

둘째는 처인애연(處人靄然), 남을 만나면 온화하게 대하라는 뜻입니다.

셋째는 무사징연(無事澄然), 일이 없을 때는 맑게 지내라는 말이고,

넷째는 유사참연(有事斬然), 일을 당했을 때는 용감하게 대처하라는 뜻이며,

다섯째는 득의담연(得意澹然), 뜻을 얻었어도 담담하게 행동하라, 즉 성공해도 교만하지 말고 여여하라는 말입니다.

마지막은 실의태연(失意泰然), 실의에 빠졌을 때에도 태연히 행동하라는 가르침입니다. 기도를 하든 염불을 하든 살다 보면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고 실의에 빠질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항상 태산처럼 무겁게 행동하라는 뜻입니다.

이 외에 최부자댁에는 여섯 가지 가훈도 있습니다. 첫째는 과거를 보되 벼슬은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벼슬하는 것은 좋지만 만약 당쟁에 얽히게 되면 집안이 화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지혜입니다. 과거를 통해 실력은 검증받아도 좋지만 절대 벼슬은 하지 말라는 겁니다. 다음은 만 석 이상이 됐을 때는 사회에 환원을 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버는 데는 악착같으면서도 나누는 것에는 인색한 것이 우리 기업들입니다. 셋째는 흉년에 땅을 늘리지 말라는 가훈입니다. 참 자비롭고 지혜롭지 않습니까. 있는 사람들은 남이 어려울 때 재산을 늘리기가 더 쉽습니다. 경기가 어렵고 나라 살림이 어려울 때 기업들이 헐값에 땅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도덕한 짓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손님이 왔을 때는 정중히 모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변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금언입니다. 마지막으로 최부자댁에서는 시집온 며느리가 3년간 무명옷을 입게 합니다. 부잣집이니 비단옷을 입을 만도 한데 무명옷을 입으라는 것입니다. 가난을 경험해야 남의 가난에 귀 기울 수 있다는 가르침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보면 최부자댁의 가르침이 바로 불교의 가르침입니다. 불자들 삶이 바로 최부자댁의 가훈과 가르침에 녹아 있습니다.

전체를 보는 안목이 있었기에, 세상이 인과 연으로 얽힌 하나임을 알기에 이런 가르침도 가능했던 것입니다.

다음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이 바로 기다릴 줄 아는 덕입니다. 우리는 너무 급합니다.

기도도 하다 보면 빨리 성취하시는 분도 있고 늦게 성취하는 분도 있습니다.

사실 기도는 성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도 그 자체가 중요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남이 하기 어려운 고행을 6년이나 하셨습니다. 달마 스님 또한 9년을 면벽했습니다.

도인도 인연이 없으면 기다려야 합니다. 복과 지혜를 다 갖춰도 때가 아니면 기다립니다.

이것이 불교입니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유약한 물이라도 꾸준히 바위에 떨어지면 결국 바위가 뚫립니다. 부지런히 정진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또한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이런 과정을 통해 성취를 이루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반드시 남과 나눌 줄 아는 복을 지녀야 합니다. 회향이 중요합니다.

기도가 성취됐으면 반드시 주변에 널리 회향하는 것이 참다운 불교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갈망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누가 이들에게 빛이 되고 길이 돼야 하겠습니까.

바로 우리가 해야 합니다. 항상 마음공부하시기 바랍니다.

나무 석가 모니불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