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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하시고 흔적 남겨주세요

빈 집

     

 

 

 

        나의 주소록은 텅 비어 있다

        나의 벗들은 주소를 가지고 있지

        않음으로

        이미 멀어진 벗들의 주소는

        망각의 언덕에서 눈을 감고

        새로운 벗들은 지상의

        그림자 집을 지니고 있다

        집을 가진다는 것은

        자유를 잃는 다는 것일까

        나의 도반들은 하늘에서 내리고

        아득한 지평선으로부터 다가와

        골의 숲을 울릴 뿐

        옛날 나의 벗들이 구속의

        신음소리를 낼 때 불현듯

        떠올리던 그들의 문패

        나의 주소는 아픔 속에서만 건져지고

        구속의 틀 속에서만 

        유효한 것임을 벗들의

        슬픈 눈동자는 알고 있었다

        비벼 뜨는 눈 속에

        아련히 박히는 문

        그 들은 문패의 아침을 위하여

        못처럼 박히는 자유의

        봉쇄를 견뎌야만 했다

 

        지금 나의 옛 벗들과 도반들은 주소가 없다

        본시 가진 것이 없기에

        달아야할 문패도 없이 

        내 텅빈  집의 주소록을 

        쉬었다 갈 뿐이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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