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위 없는 법의 말씀

진불(眞佛)!

참부처 진불(眞佛)!
‘불생불멸(不生不滅) 불구부정(不垢不淨) 부증불감(不增不減)’한다.

생멸, 구정, 증감이 있는 것들은 스스로 존재하지 못하고 단지 인연화합으로 나타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소견으로는 영원할 것처럼 보이는 이 우주마저도 언젠가는 멸하여 사라지게 된다.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이러한 상대세계의 속성을 파악하시고 영원히 변치 않는 그 무엇을 찾아 나섰고, 결국에는 그것을 찾으셨으니 바로‘진불, 진여, 본래심’이라 한다.
그러면 이 세상에 오셔서 깨달음을 이루고 중생을 구제하신 부처님은 대체 누구신가?
사바세계의 중생구제라는 일대사를 이루기 위하여, 일부러 업을 만들어서 그 업력으로 이 세상에 오 신부처님은 화신불(化身佛)이다.

금강경에서 전하시기를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라고 하였다.
형상이나 음성으로 진불을 찾는 자는 삿된 도를 행하는 것이니 여래를 볼 수 없다는 의미이다. 형상이나 음성으로 만나는 부처님은 화신불일 뿐 진불은 아니므로 수행자는 형상이나 소리에 현혹되어 진불을 간과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영계, 천상의 중생들에게 불법을 전하기 위해 나투신 부처님 은 보신불(報身佛)이라 한다. 그러나 보신불 역시 진불이 아니므로 수행자는 영적인 체험 중에 만나는 부처님 진불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지금 도형상에 속아서 진위(眞僞)를 구분하지 못하는 일들이 있는데, 불자들이 큰스님을 찾으면서 그 기준을 승복을 입었는지, 머리를 깎았는지, 나이가 많은지 여부로 판단하는 것이 한예이다.

신라시대의 자장 율사는 문수보살을 친견하기 위하여 태백산의 작은 암자에서 기도삼매에 들었는데, 그때 암자 밖에 한 거지가 와서는 자장 율사를 만나기를 청했다. 시자가 보니 행색이 초라할 뿐만 아니라 둘러멘 망태기에는 죽은 개가 담겨 있었고 또한 건방져 보여 돌려보내려고 하니, 그 거지는 스님을 꼭 만나야 된다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스님께 가서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더니, 미친 사람 같으니 돌려보내라고 하여 밖에 와서 거지에게 그대로 전했다. 그러자 거지가 “돌아가리로다. 돌아가리로다. 아상(我相)이 있는 자가 어찌 나를 보겠는가.”라고 말하니 망태기의 개가 갑자기 사자좌로 변하여 그 위에 앉아 동쪽 하늘로 날아가는데, 그거지가 바로 문수보살이었다.
자장율사가 뛰어나왔으나 문수보살은 이미 동쪽 하늘로 날아간 뒤였다. 이에 자장 율사는 동쪽을 향해 수없이 절을 하다가 입적했다는 일화가 있다.

당대 고승이었던 자장율사조차도 형상에 매여서 실상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를 일깨워주는 일화이다. 진리는 결코 변하지 않으니 변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다. 따라서 생멸이 있고 자타가 구분되는 세계는 진리의 세계가 아니다. 모든 괴로움이나 모순은 진리의 세계에 이르지 않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사라진 듯 보여도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는 한 괴로움이나 모순은 다른 모습으로 변하여 또다시 나타나게 되어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일체중생이 진리의 세계에 이르러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누리라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구하는 것으로는 괴로움이나 모순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오직 시공을 초월한 절대적인 세계에 이르러야 모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다. 용사혼잡(龍蛇混雜)의 세상인 사바세계에 오셔서 깨달음을 이루고 중생구제를 위하여 불법을 펼치신 부처님은 진불이 아닌 화신불이다. 하지만 수행자는 화신불의 가르침을 제대로 배우고 익혀서 진불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화신불께 진심으로 귀의하고 불법을 숭상하면서 그 가르침을 행해야 한다. 그러나 수행의 목표는 화신불을 섬기거나 불법을 수호하는 것이 아니요, 진불을 찾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젠가는 부처도 죽이고 불법도 버려야 한다. 진리에 이르기 위해서는 마지막 한 생각도 장애가 되기 때문입니다.

((중생의 병 ‘부처와 중생’ 나누는 분별심))!
"그대는 스스로 근기가 둔하다고 생각하지만, 한번 [둔함을 아는 이것도 둔한가?]하 고 돌이켜 보십시오. 만약 이와 같이 돌이켜 보지 아니하고 단지 근기가 둔하다는 생 각만을 간직하여 다시 번뇌를 일으킨다면, 헛된 환상 위에 다시 환상을 더하는 어리석 은 짓입니다.
근성이 둔함을 아는 이것은 결정코 둔하지 않습니다. 이 둔한 것을 지카 고 있어도 안되지만, 이 둔한 것을 버려서도 안됩니다. 날카로움을 취하고 둔함을 버림은 사람에게 있지 마음에 있지 않습니다. 이 마음은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와 일체로서 둘이 아닙니다. 만약 둘이라면 법(法)은 평등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르침을 받고 마음을 전한 것이 모두 허망하며, 진실을 찾는 것이 잘못된 짓입니다. 다만 하나로서 둘 아닌 마음이 결코 날카로움을 취하고 둔함을 버리는 속에 있지 않음 을 알기만 한다면, 곧 달을 보고 손가락은 잊어서 바로 한 칼에 끝장을 낼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다시 머뭇거리며 의심하여 앞을 생각하고 뒤를 계산한다면, 허망한 손가 락 위에서 진실이라는 알음알이를 내게 되며, 주관(六根)이니 객관(六境)이니 오온(五蘊)이니 ♪♬♪계(十八界)니 하는 것에 사로잡혀 헛된 환상을 조작해 내며 끝마칠 날이 없을 것입니다."

마음공부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스스로를 근기가 둔하다고 여겨서 형식적 신앙생 활에 만족할 뿐, 진리를 올바로 공부해 보려는 발심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더구나 선을 공부해서 견성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도 습관적이고 형식적인 공부에 만족해 버리고,견성은 늘 저 멀리에 있는 다가갈 수 없는 이상(理想)으로 만 남겨두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로서,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꼭 같은 불성을 지니고 있다는 가르침을 제대로 믿고 따르지도 않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근기가 둔하니 날카로우니 하는 것은 분별하는 생각이다. 생각의 내용에 끌려가지만 않으면 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날카롭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 은 완전히 동일하다. 우리가 찾아야 할 마음은 이런저런 생각이라는 생멸하는 상(相) 이 아니라, 생각한다는 사실 즉 비상(非相=空, 機用, 움직임)이다. 근기가 둔한 사람이나 근기가 날카로운 사람이나 생각의 내용에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생각한다는 사실에는 아무 차이가 없다. 생각한다는 움직임(機用)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동일하며, 지식이 많거나 적거나 아이큐가 높거나 낮거나 아무 차이가 없이 동일하다. 즉 무상(無常)하게 변하는 생각의 내용이 어떠하든, 생각하고 있다는 불변의 사실이 바로 마음의 존재를 뚜렷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의 내용을 따라가면, 상근기와 하근기가 따로 있으며, 부처와 중생이 따로 있으며, 방편과 실 법(實法)이 따로 있으며, 수행과 깨달음이 따로 있다. 그러나 생각의 내용(相, 色)을 따라가지 않는다면 생각은 곧 생각한다는 움직임(非相, 空)뿐 인데, 그 움직임에는 상근기도 하근기도 부처도 중생도 방편도 실 법도 수행도 깨달음 도 없다. 이처럼 모든 차별상(差別相)은 동시에 어떠한 차별상도 아니라는 것 그 때문에 {반야심경}에서는'색(色)과 공(空)이 동일하 다' 하고, {금강경}에서는 '상(相)이 곧 비상(非相)'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둔근기 중생이다"라는 이 생각이 바로 "내가 바로 부처"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된다. 중생이 앓고 있는 병의 본질은 바로 '자신은 중 생이고 부처는 따로 있다'라고 하는 분별심(分別心) 일뿐, 다른 병이 없다. 유마거사는 중생이 앓고 있는 이 어리석은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불교의 진리에 관해 이러쿵 저 러쿵하는 모든 말에 대하여 침묵을 지킴으로써, '지금의 나' 이외에 어떠한 부처도 따 로 없다는 불이법문(不二法門)을 행하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대로의 내가 부처임을 머리로 믿는 것이 마음공부의 시작이고, 가슴 깊이에서 이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공부가 한 고비 넘어가는 것입니다.

나무 석가 모니불_()()()_

'위 없는 법의 말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피의 길  (0) 2023.07.19
허공계가 다 하는 날까지!  (0) 2023.07.04
수행자에게는 내일이 없다  (0) 2023.06.25
마음에 믿음  (0) 2023.06.10
선정삼매  (1) 2023.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