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망경]에 보면 ‘좋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 다 돌려주고 악한 일은 모두 자기에게 돌리라’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좋은 자리는 남에게 다 돌려주라 하셨습니다. 제일 나쁜 자리에 앉으라 하셨으니 그것이 모두 복을 받을 일이라는 말입니다.
스님이 되어 처음 배우는 <초발심자경문>에 보면 ‘人我山崩處(인아산붕처) 無爲道自成(무의도자성) 凡有下心者(범유하 심자) 萬福自歸依(만복자귀의)’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인아산(人我山)이 무너지는 곳에서 무위(無爲)의 도가 저절로 이루어지나니, 무릇 하심(下心)함이 있는 이에게 만복이 스스로 귀의한다’는 뜻이지요. ‘내가 아니다’하는 그 상이 무너지는 곳에 함이 없는 도가 스스로 일어나고, 무릇 하심 하는 자에게는 만 가지 복이 모두 날 위해서 찾아옵니다. 하심이라는 공부는 정말 좋은 것입니다.
참선하고 염불하는 중에도 ‘나’라는 생각이 있으면 안 됩니다. 언제든지 남을 배려해야지 나만 잘 살겠다고 해서는 잘 살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심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저 한마디라도 실행하는 그것이 귀한 것입니다. 너무 많이 들어도 내 마음이 시끄러워집니다. 항상 하심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법화경 상불경보살품에 나오는 상불경(常不輕) 보살은 이름 그대로 항상 남을 가볍게 보지 않고 존경해 보살의 경지에 이른 사람입니다. 그 보살은 길을 가다 사람들을 만나면 ‘나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당신들이 장차 다 부처님이 되실 분이기 때문에 존경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네가 무엇인데 우리에게 수기를 주느냐’는 말로 핀잔을 주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돌을 던지고 때렸습니다. 그러면 상불경보살은 멀찍이 물러선뒤 그분들을 향해 합장하고 ‘나는 당신을 존경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매를 맞아가면서도 때리는 사람들을 존경한다며 예배를 했습니다. 공부하는 사람은 하심을 해야 합니다. 내 몸을 낮추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존경해야만 자신도 존경받을 수 있습니다. 한 걸음이라도 부처님께 다가가기 위해서는 복 받을 일을 해야 합니다. 자기를 낮추고 마음을 넓게 가지는 사람을 누가 싫어하겠습니까. 자신을 사랑하듯 남을 사랑해야 합니다.
수월(水月)과 같이 마음을 열고, 속을 비워 놓고 사람을 대해야 합니다. 하심하면 마음이 깨끗해집니다. 그 깨끗한 마음은 꼭 성불하게 됩니다. 우리 본마음은 다 부처님입니다. 보리는 우리들의 주체이고 주인공입니다. 문수보살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보배탑은 필경에 소멸되어서 가는 티끌이 되거니와 항상 깨끗한 한 생각 깨끗한 마음은 필경에 성불한다”하셨습니다. 지금 우리 중생이 괴로운 것은 일시적인 모두가 번뇌망상에 가려서 자기 본성이 나타나지 않아서입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팔만사천가지 번뇌가 있습니다. 번뇌란 번요뇌란(煩擾惱亂)으로서 ‘마음을 흔들어서 어지럽게 한다’는 뜻입니다. 마음의 때 같은 것이지요. 또 손 객자 티끌 진자 ‘번뇌’, ‘객진번뇌(客塵煩惱)’는 이를테면 우리의 가정이나 하숙집 같은데 며칠 묵다가 떠나는 손님 같은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마음 가운데 있는 번뇌는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마치 여름날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몰려와 소나기가 내리면서 천둥이 치는 현상이 오래가지 못하고 갑자기 해가 뜨고 맑게 개는 그런 현상처럼 우리 마음도 그러합니다. 그 번뇌만 털어 내면 본마음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일컬어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는 부처님을 다 깨닫게 되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새해가 되니 정초기도에 들어가는 불자들이 많습니다. 기도를 하는 것은 ‘우리가 더 잘 살기위해서’ 아닙니까. 기도를 할 때는 일심으로 지극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우리가 기도를 하는 것도 필경에는 부처님 되는 데 있습니다. 기도의 목적을 세속의 행복이나 명예추구, 부자 되는데 두지 마세요. 생사를 초월해서 대 지혜와 대 해탈을 통한 대 자유를 얻는데 목표를 두기 바랍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불성을 깨치기 전에는 영원히 고통스러운 생사윤회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생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들은 지니고 있는 자성부처님을 깨달아야 됩니다.
기도는 자신을 향상시킵니다. 날마다 달라지는 불자가 됩시다. 나올 때마다 깨닫는 바가 있어서 생활이 조금씩이라도 향상되고 진취성이 있어야 합니다. 처음 나올 때나 지금이나 똑같아 아무런 향상이 없으면 절에 나오나 마나 하지요. 매일 ‘관세음보살’ 명호를 부르며 참회하십시오. 세세생생 알게 모르게 지은 악업들을 조석으로 되새기며 소멸시키는 것이야말로 수행일과의 처음입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를 하면 내 업장만 녹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중생의 업장을 녹여 줍니다. 참회야말로 만인을 편안케 해 주고 수행을 완성케 하는 지름길입니다.
인과(因果)는 엄정합니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다 스스로 짓고 스스로 받는 것입니다. 그 기도의 공덕은 이와 같이 큽니다. 한마음으로 지극정성을 다하여 발원하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관세음보살은 중생의 괴로움을 관하여 듣고 , 원을 들어주는 보살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이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일념으로 부르면 해탈한다고 하셨습니다. 새해를 맞았으니 새로운 발심을 하도록 합시다. 매사에 후회가 없도록 성심껏 임하세요. 자기가 처한 그 자리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지은만큼 거두거늘 적다고 불평하랴. 더 많이 얻기 위해 더 노력할 뿐이로다. 나 오직 만족해하면서 감사 속에 살겠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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