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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가 되어 죽도록 빌어도 공염불!

 

진실된 마음이 아니면 백발이 되도록 앉아 있어도 무소득

진실된 마음이 아니면 백발이 되도록 앉아 있어도 무소득, 우리가 일생 동안 참선을 해도 안 되는 원인은 간절한 일념(一念)에서 구하지 않는데 허물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앉아있으면 온갖 쓸데없는 궁상, 망상에 시간을 다 빼앗기고 결국, 허송세월만 하게 되는 것입니다.

‘금생에 결정코 이 일을 해결해야겠다’는 각오로 간절하게 일념으로 화두를 참구 할 것 같으면, 시간이 흘러도 흐르는 줄을 모르고, 옆에서 아무리 시끄럽게 떠들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며, 앉아 있어도 앉아 있는 것까지 잊어버리게 됩니다. 오직 화두 한 생각뿐입니다.

그 한 생각, 화두일념(話頭一念)이 흐르는 물과 같이 지속될 것 같으면 천 사람만 사람이 다 진리의 눈을 뜨게 되는 법입니다. 그러니 이 위대한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 자세부터 확고히 정립해야 합니다. 일도양단(一刀兩斷)으로 모든 반연(攀緣)을 다 끊어 버리고, 몸뚱이에 병이 있고 없고, 잘 먹고 못 먹고 하는, 그러한 소소한 관심도 다 버리고 생애의 모든 생각을 오로지 화두에 쏟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다른 생각이 일어나려야 일어날 수가 없고 붙으래야 붙을 것이 없습니다.

모든 잡념은 다 끊어져 버리고, 바늘로 살을 찌르면 온 신경이 거기에 집중되듯이 화두가 아주 강도 있게 집중되고, 다른 사람이 봐도 ‘저 사람 등신 같다’, ‘혼이 나간 사람 같다’고 할 정도로 화두에 푹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시간이 며칠이고 몇 달이고 몇 년이고 간단(間斷) 없이 흐르다가 시절인연(時節因緣)이 도래하면 화두가 타파됩니다. 만사를 잊은 가운데 화두일념이 흐르는 물과 같이 지속되다가 시절인연(時節因緣)이 도래하면 화두당처(話頭當處)가 드러나게 된다는 말입니다.

겨울에 소한(小寒) 대한(大寒)이 닥쳐와 살갗을 에이는 한풍(寒風)이 불지만, 이 시기가 지나가고 훈풍(薰風)이 불어오면, 그 혹독하던 추위는 자취조차 없어지고 훈훈한 봄바람에 만물이 생장하게 됩니다. 화두공부도 진실하게만 지어가면 이러한 자연이치와 똑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참구하는 학인(學人)들이 그렇게 진실하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참구를 하지 않는 고로, 10년을 하고 30년을 해도 일념현전(一念現前)이 되지 않고 견성(見性)을 못하는 것입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화두를 뼈골에 사무치도록 챙길 것 같으면, 지겨운 것도 없고 시간이 흐르는 줄 모르는 가운데 결제 석 달이 어느새 지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내가 여러 곳에서 선방 수좌(首座)들을 데리고 살다보면, 어떤 이들은 석 달이 지겨워서 발광을 합니다. 그것은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닙니다. 앉아서 화두를 참구 한다고 해보아야 껍데기 흉내나 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발심수행(發心修行)으로는 백발이 되도록 해도 아무 소득이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시은(施恩)만 잔뜩 지고는 죽음에 다다라서 한탄만 하게 됩니다. 그러니 여러 대중은, 진짜 발심(發心)을 해서 견성(見性)하기 위한 중노릇을 하고 있는가 , 그렇지 못하고 하루하루 밥만 축내는 중노릇을 하고 있는가, 스스로 마음자세를 점검해 보고 발심(發心) 또 발심해야 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