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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삶의 이야기

깨달음이 깊어지면 모든 존재는 공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공(空)이다.

깨달은 자의 으뜸가는 자질은 무엇일까? 아마도 대자 유함일 것이다. 깨닫지 못한 범인(凡人)은 가둔 자가 없어도 스스로 욕망의 성에 갇혀 산다. 내 성을 더 높이, 내 창고를 더 가득 채울수록 내 삶이 더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습관적인 믿음은 창살 없는 감옥이 되어 자유의 숨통을 조이기 일쑤다. 나 자신과 타인에 대한 갖가지 의무조항과 내일을 위한 시간표에 쫓기다 보면 자유와 풍요가 함께 동행하는 삶은 늘 요원하기만 하다. “아상의 고정과념… 하게 되면 행복하고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조건들은 늘 저만치에서 모습을 달리 하며 유혹을 계속하고, 끝날 줄 모르는 운명의 장난에 지치다 보면 불현듯 거울 앞에 서서 진정한 나 자신의 주소를 확인하고 싶어 진다.

구도 여정은 삶에 대한 무상과 덧없음에 대한 자각에서부터 출발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해 원소들이 임시로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니 집착할 거리가 못 된다는 불교적 인생관은 양자물리학의 물질에 대한 본질 규명으로 더욱 확고한 토대를 마련해 가고 있는 중이지만, ‘텅 비어 있다’는 자각은 그럼에도 구도 행각의 첫 단추에 지나지 않는다.

무상하지? 덧없지?라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임으로써 출발하는 구도 행각은, 삶에 대한 절대긍정과 대자 유함에서 막을 내려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다면 깨달음의 여정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는 것이다.

깨달은 자가 누리는 대자 유함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가 넘친다. 깨달은 인생은 막힌 데가 없이 훤히 뚫려 있다.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과 세계와 우주를 향해 열린 가슴으로 사랑을 노래하는 성자들의 삶은, 우리의 닫힌 마음을 여는 자극제가 되고 촉매가 된다.

온전한 깨달음은 머리와 가슴과 아랫배[단전]의 세 차원에서 변화가 일어나야 하며, 머리로 선연하게 알고 깨달았다 할지라도 우리의 존재 전체가 춤을 추려하지 않는다면 아직은 깨달음이 덜 익은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안에서, 밖에서, 너머에서 존재하는 광대한 고요함과 자비의 침묵에 자신을 한없이 열어놓는 대자 유함이 곧 깨달음이며, 우리 인생이란 이러한 ‘공(空)이 춤추는 것’ 임을 여러 각도에서 심도 있게 보여준다.

깨달음을 얻고자 추구하는 자들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도전을 거울처럼 비추어 보여주고, 깨달음이란 자신의 ‘진정한 본성에 대한 깨어남’이며 그것이 곧 어떻게 해서 행복해지는 비결이고 진정한 인간관계의 출발점인지를 내밀하게 속삭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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