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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삶의 이야기

'나'

누구인가! 

 

삼세 고금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 청정한 한 물건이 본래 나일세, 꽃 피고 잎 지나 그 뿌리는 하나요. 해와 달이 뜨고 져도 가고 옴이 없구나, 어떤 것이 참나입니까? 어떤 세상의 내가 참나인 것 같습니까? 번뇌 망상이 없는 청정한 물건이 본래 나입니다. 참으로 나라는 것은 아 무 생각도 일어나기 전에 따로 있어요. 그래서 눈 깜짝할 사이라 도 '나'를 찾다 가는 것이 가장 보람 있는 삶인 것입니다.

돈 벌어서 재산을 쌓고, 벼슬을 해서 존경을 받으려 하고 그런 일이 처 음부터 끝까지 재미가 있느냐 하면 사실은 그렇지도 않아요. 안 해 봐서 그렇지 남한테 대접받는 것도 피곤해요. 대접받지 않을 때는 자유롭지 않습니까? 낮잠을 자든 어디 가서 뒹굴든 누가 시비 하겠어요. 대접받으려면 옷도 맘대로 못 입고 신발도 아무거나 못 신 어요. 세상 일은 따지고 보면 공짜가 하나도 없어요. 그러니까 남부러워할 일은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단지 몰라서 그렇지 꽃 피고 잎 지나 그 뿌리는 하나요, 진리도 하나입니다. 사람 또한 한뿌리에서 나왔 거든요. 해와 달이 뜨고 져도 가고 옴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 동네 어떤 사람은 공부하러 오기도 전에 죽어서 화장터에서 타 버리기도 하고 땅에 묻히기도 해 이 세상에서 없어져 버렸어요. 그런 데 그 사람이 아주 없어져 버렸습니까? 원래 육신은 있어도 있는 것 이 아니고 허공의 구름과 같은 것입니다. 지금 여기 육신을 부려먹 고 다니는 주인공이 있지 않아요? 나, 이 '나'란 것은 죽지 않아요. 「반야심경」 법문 같이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입니다. 더 커 지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고 죽지도 않고 나지도 않고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주인공, 변하지 않는 내 주인이 따로 있습니다. 그 내 주인은 걱정, 근심하는 물건도 아니고 잘 되고 안 될 일도 없는 것입니다. 그것을 바로 보는 것이 성불이고 자유고 해탈입니다. 일체의 구속과 고통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해탈이에요.

나무껍질 같은 번뇌 망상을 벗어 버려야 해요. 우리 모두가 번뇌 망상 벗어 버리려 고 공부하는 것 아닙니까? 삼세고금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 번뇌 망상 없는 청정한 한 물건이 본래 나일세. 꽃 피고 잎 지나 그 뿌리는 하나요, 해와 달이 뜨고 져도 가고 옴이 없구나. '억!' 이렇게 큰 소리를 치는 것은 말로는 불법을 설할 수 없다는 뜻 입니 다. 딱히 그 뜻만은 아닙니다만 그렇게 알아 두면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방망이를 들기도 하고 치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말만 다르고 글자만 다르지 이치는 똑같습니다. 한 번 들으면 그만인데 한 번 듣고 못 알아드는 사람을 위해서 하고 또 하 는 것입니다. 알아듣기는 해도 까마귀처럼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세 속 살림살이 때문이겠죠.

그러니까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하고 또 하 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말도 못 알아듣죠. 그렇지만 자꾸 듣다 보면 나중에는 알게 됩니다. 귀가 열리는 것이죠. 한편 이런생각도 들어요. 몸뚱이도 내가 아니다, 우리 맘도 내가 아 니다 하니 누가 이걸 믿고 배우려 들겠어요. 그러나 이건 거짓이 아 닙니다. 진짜 헛것은 따로 있어요. 있는 그대로가 허공의 구름과 같은 거지요. 구름이 있는 것 같아도 사실은 헛것이거든요. 있어도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진정한 주인은 따로 있어요. 먼데 있는 것 이 아니라 이 자리에 있어요. 못 봐서 그렇지 참선을 해서 깨달음을 얻으면 알게 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 마음을 떠나서는 부처 도 없고 귀신도 없어요. 우리 마음이 삿되면 마구니가 되고 우리 마 음이 바르면 바로 부처가 되는 거지요. 손과 같다고 할까요. 엎으면 손등이 보이고 뒤집으면 손바닥이 보이는 것처럼 범부와 성인이 딱 붙어 있어요. 한 치도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어두운 마음 또한 근본 은 밝아 부처님 마음과 손바닥처럼 딱 붙어 있습니다. 깨달으면 범부 가 성인이 됩니다. 지금 우리는 깨닫지 못한 성인이고 부처님은 깨달 은 성인이라는 그 차이만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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