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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삶의 이야기

묵은지 보살의 수행

 

보살의 수행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마음은 무엇입니까?

이것은 작용하는 마음이에요. 작용 이전의 마음, 생각 이전, 분별 이전 본체의 마음을 본다고 한다면

그것이 변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변하지 않는 그 마음자리를 다이아몬드, 금강석과 같다고 표현하는 거예요.

지금 쓰고 있는 마음은 끊임없이 변해 가지만 그 마음의 본체는 불변 심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끊임없이 마음을 변화시키면서 바깥으로 상像을 취한다 이 말이에요.

눈으로 보고 상을 취하고, 귀로 듣고 상을 취하고, 향기로, 맛으로, 감촉으로,

그리고 생각으로 끊임없이 상을 취하고서 내가 만든 상을 붙잡고 오염되어 살고 있어요.

세상에는 부자가 있고 가난한 사람이 있지요. 부자이면서 부자인 척을 하면 부자상에 빠진 겁니다.

가난에는 두 가지가 있어요. 내가 게을러서 오는 가난이 있고,

내가 부자로 살 수도, 가난하게 살 수도 있지만 청빈을 선택하는 가난이 있는 거예요.

그 가난은 수행자의 가난함이지요. 게을러서 가난한 사람에게는 가난한 업상이 있어요.

가난하되 가난한 상을 떠나 있는 사람이 바로 수행자이고,

부자이면서 부자인 척 하는 상을 갖지 않는 사람이 참된 부자입니다.

절에 오래 다닌 보살을 뭐라고 하는지 압니까? ‘ 묵은지 보살’이라고 해요.

이런 사람은 상이 없어야 되는데, 실은 있단 말이에요.

절에 처음 온 사람이 이 사람을 보고 어떻게 생각을 하겠어요?

‘절에 오래 댕겨도 소용없네. 법문 뭘로 들었는고’,

‘오래 다닌 사람이 저럴 바에야 내가 뭐 하러 다녀?’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이 말이에요.

우리가 수행하고 공부하고 절에 다니는 이유가 뭐예요?

우리가 중생인지라 상을 떠나서는 살 수 없어요.

상 가운데 살면서 끊임없이 생각으로 상을 만들지만,

오래 공부하고 오래 수행할수록 상을 덜어내는 공부를 해야 돼요.

즉 상 가운데 있되 상을 떠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