因果는 썩지도 않는다
내 짐을 지지 않고, 내가 저지른 일의 결과를 내가 되받지 않는다면 누가 받을 것인가. 좋은 말이든 나쁜 일이든, 내가 저지른 因果을 내가 지지 않겠다면, 누가 대신 져 줄 것인가. 대신 밥 먹어 주고 대신 잠자 줄 수 없듯이, 대신 똥 누고 대신 아플 수 없듯이, 내 짐을 어느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다는 것은 철칙이다. 한 치의 에누리가 없는 법칙이다. 누가 대신 해 주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아무리 관세음보살을 찾고, 아무리 다라니를 외어도 자작자수의 법칙엔 예외가 인정되지 않는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자식이 부모를 위해서, 대신 짐을 들어주고 싶어도, 아니면 더 보태 주고 싶어도, 야속하지만 예외는 인정되지 않는다. 고로 지금 내게 닥치는 일체의 경계들, 밖에서 다가오고 안에서 솟아나는 일체의 일들..